棒球_Tigers
Amigo, LIMA
Superman forward Montevideo
2009. 9. 11. 22:45
2008. 7. 3. 23:14:32
그러니까 정규시즌이 시작하기 전, 시범경기 첫 경기(KIA VS 한화)를 보기 위해 대전까지 갔었지요. 거기에서 리마를 처음으로 봤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다시피 리마는 덕아웃 구석에 앉아 홀로 있었고, 선수 및 코칭스텝과의 대화를 거의 하지 않더군요. 게다가 거의 무표정이었습니다. 예전의 리마타임의 리마가 늙고 노쇠했고, 또 동양의 야구에 적응 못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더군요. 금년 3월 8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경기장에서 혹은 중계방송에서 리마를 자주 보았고, 그의 유머스러움에 초반부터 바닥을 기는 응원팀에 대한 화를 삭이곤 했답니다. 다음으로 가까이에서 본 것은 5월 말 잠실에서 였습니다. 언론에서는 봉큰코치가 미쿡에 가서 리마와 발데스를 대체할 용병을 구하러 갔다고 이미 흘려 놨고, 그 유쾌한 리마씨를 곧 못보겠다 싶어 외야 쪽에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리마 곁으로 갔지요. 그런데 월래~! 리마가 스포츠 선글라스도 아닌 금테 선글라스를 끼고 연습을 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색하긴 했지만, '역시 리마답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투구 연습 마치고 나오는 그를 향해 한마디 외쳤습니다. "리마! 알 라 뷰 유어 선글래시스" 그런데 갑자기 리마가 절 보고 인상을 팍~ 쓰는 것이었습니다. (리마를 가까이서 보신 분은 저를 이해하실 듯. 그 등치에 사방팔방 뻗어있는 머리와 턱수염 곡선들. 시껌한 얼굴 T T) 손대면 퍽!하고 당할 위치에 있어 사실 저도 모르게 움찔거렸답니다. 당시 리마의 흥분을 몇 몇 언론에서 질타하곤 했거든요. 침묵의 3초 뒤 리마는 갑자기 모자를 벗더니 저에게 고개를 숙이며 어리숙한 한국말로 답하더군요. "감사합니다!" 시즌 내내 함께 가주길 바랬지만 아쉽게도 오늘 그의 이름이 Tigers 홈페이지에서 사라져 버렸더군요. 당신 때문에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현종이만큼 당신을 알지 못하지만, 저와 한국야구의 팬들 기억 속의 당신은 '유쾌한 타이거즈 투수'였노라고.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아! 빠진 것이 있네요. 그리고 이제, 당신이 받을 차례입니다. "감사했습니다!" "챠오 리마~" Amigos para siemp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