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ching is never entirely safe in any country in the world, and we cannot recommend it'.
by Lonely planet New Zealand 10th Edition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주장할 수 있는 뉴질랜드에서 히치하이킹을 하기는 무척이나 쉽다. 주민들이 워낙 외부인들에게 친절하기도 하거니와 그들 역시 히치문화가 일상화 되었기 때문이다. 가끔 불안한 뉴스(히치하이킹 중에 실종되었다는 등)가 간헐적으로 들리긴 하지만 주머니 속에 맥가이버 칼을 믿고 있었고, 워낙 선하게 생긴 외모 덕턱에(사실 세상에 온갖 동정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 불쌍하게 생긴...) 사람들이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무대포 자만감에 충만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히치하이킹의 재미를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론니플래닛에서 조차도 히치하이킹은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 못한다고 미리 배수의 진을 친다.
3 April 2002 숙명의 그 날.
Wanaka에서 Queenstown까지 가는 길에서 Queenstown 친구 병문안에 가는 길에 나에게 딱 걸린 오래된 차(차 번호 : CM9309 차 모델 : Holden EJ 1963산)의 주인공. Lydia Bradey(http://www.lydiabradey.com/).
대충 이렇게 생겼다. 색상은 흰색이었다.
참고로 뉴질랜드에서 신세를 진 모든 운전자(심지어 5분 간 차를 얻어타도) 차량의 번호와 차량 모델을 적어놨다. 차후에 책을 쓰게 된다면 마지막 페이지에 'Special thanks for'를 쓰기로 약속도 하였거니와 그렇게라도 그들의 호의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한 자신과의 약속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히치하이킹에 관한 글을 쓰려면 책 한 권 분량 족히 나올 듯 싶다. 나 역시도 히치하이커가 보이면 무조건 태우고 보자는 주의인데 아직까지 내 레이더 망에 '위대한 도전'을 즐기는 사람들은 걸려들지 않았다. 6여 년 전 고속버스 안에서 반포IC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곳에 '부산'이란 종이를 들던 축 쳐진 서양 여행자를 본 적이 있다. 그 순간 버스 짐 칸에라도 태워서 데려가고 싶었으나, 나의 행선지는 전라도였고, 고속버스를 멈출 깜냥도 되지 못했다. 유리창이라도 열 수 있었다면 '화이팅!'이라도 해줬을 텐데...
Lydia - 어디까지 가노?
- Queens town
Lydia - Jump in!
- Thanks alot
히치하이커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신분을 모조리 까발라 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 아무리 몸짓 큰 마오리 족이라도 불안해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왔고, 온 지 몇 일 되었고, 방금 전 동네에서는 무엇을 했으며, 도착지에서는 무엇을 할 것이다. 어디 어디에 숙소를 예약을 했고, 그 뒤 다음 행선지는 어디다' 등의 신고식을 하고 나면 운전자의 성격에 따라 침묵의 운행이 되느냐 아니면 즐거운 수다 시간이 되느냐가 정해진다. 다행히 뉴질랜드의 거의 대부분 운전자는 적극적으로 여행자를 심심치 않게 해준다. 소심했다면 태워주지도 않았겠지. (Nelson에서 얻어탄 호주 커플들 빼고... 아니 사랑을 속삭이려면 태우지 말던가, 사장님 자리에 앉혀 놓고 운전하며 사랑을 표현하던 꼴이란!!! 흥!)
약하게 생긴 곱슬머리 이 여성은 빙하에 다녀왔냐고 묻는다. Wanaka에서 북으로 262Km 정도에 Fox glacier와 Franz Joseph glacier를 말하는 것 같다.
"당연하죠. 가이드 아저씨가 날쌘 다람쥐 같다고 칭찬도 해줬어라~"
훗.
이 분이 바로 조선땅에서 오신 날쌘 다람쥐 선생. 지휘봉을 휘두르는 모습이 충무공 부럽지 아니하네.
그리고선 한국에서 등산을 즐긴다고 했더니, 자기는 등산가란다. 와우!!!
그러면서 얼마 전 에베레스트에 다녀왔는데 쉬고 있는 동안 Queenstown에 친구 병문안 간다고... 그 길에 나의 엄지손가락질에 딱 걸려든 것이다.
와우. 에베레스트에 다녀왔다니...
약간 놀란 반응을 보이자 산소통 없이 다녀왔는데 증명이 안되어서 기네스북 등재에 실패했다고 덧붙여 이야기를 한다.
헉, 이 분께서 날 호구로 아시나. 저 가냘픈 체구에서 그 것도 산소통 없이 어찌간다고! 신빙성 없어!라는 글씨를 얼굴 표정에 담은 채 'No kidding!' 한 번 외쳐주니 씩 웃으며 뒷좌석의 신문 쪼가리를 건네 준다.
2002년 3월 30-31일 주말 특별판 신문.
띠용!!
(날짜 지난 신문을 사기 위해 가판대를 돌아 다니다가 나중에는 Otago daily times 본사가 있는 Dunedin에 가서 지난 호를 산 뒤 지금까지 보관 중이다)
당신에게 다가온 세월마냥 이 신문도 색이 바래 버렸다우
'오 마이 갓!' 바로 앞 주 주말판 신문 한 면에 바로 이 운전자의 기사로 가득 채워진 것이었다. 사진 속 얼굴과 옆자리에서 운전대를 잡은 사람 얼굴을 번갈아 보며 비교를 해 본다. 자세히 보니 운전자의 얼굴에 선글라스 자국이 있긴 하다. 피부 벗겨져 있고...
이런 이런 이런
21세기에 63년 산 똥차를 모는 풍채부터 남 다르다 했더니... 정신을 차리고 두리번 거리니 뒷좌석엔 몇 가지 등산도구도 보인다.
저 신문을 꼭 구해야지. 그리고 내 인생의 또 다른 기념물로 간직해야지.
이런 일상 속에서 그들의 삶이 담긴 물건들이 양털 제품보다 나에겐 더 값어치가 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부모님께 전화 올리고 난 다음 바로 당신 생각이 나서 즐거웠다우~
그 뒤 2005년, 모세가 십계를 받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 시내산에 올랐다가 하산 길에 만난 뉴질랜드 노부부와 이야기 하다가 나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니 몹시 놀라워 한다. 다행히 그 분들은 Lydia Bradey 이름을 알고 있었다. 책장 위에 2002년 3월의 신문의 먼지를 털어주다 생각나서 포스팅하고, 최근 그녀의 근황을 찾아서 아래에 덧붙인다.
그나저나 당신도 많이 늙었구려. 보아하니 시집도 안간 것 같은데. 흑흑흑.
Sir Edmund Hillary의 후예답소, 그 대 Lydia Bradey. 오다가다 만나게 되면 소주나 한 잔 합시다. 내가 쏘리다. 홍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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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dia on top of peak twice in 20 years
By Matthew Haggart on Tue, 27 May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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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ing the world's highest peak has been part of the job for Wanaka-based alpine guide Lydia Bradey.
However, it's been a long time between Everest expedition drinks for Ms Bradey - 20 years to be precise.
Ms Bradey made her maiden summit of the 8850m peak in 1988, the first female New Zealand climber to do so, and she did it without the aid of oxygen tanks, although some disputed that claim.
Ms Bradey made her second summit climb on Saturday accompanied by fellow alpine guide and Wanaka Adventure Consultants company colleague Mike Roberts.
Mr Roberts recorded his third summit of Mt Everest on Saturday, following successful climbs in 2002 and 2007.
The pair, alongside Scottish alpine guide Victor Saunders, guided seven clients to the peak of Everest, as part of a Wanaka-based Guy Cotter-directed expedition.
Cotter travelled to Nepal last month to set-up the more than 25-strong expedition party of clients, guides, and sherpas.
Back in Wanaka, Cotter told the Otago Daily Times yesterday it was great to see Ms Brady "up there again". "I've got huge respect for not only Lydia, but all of our guides and sherpas.
They put in a huge effort - over and above pure climbing - to get clients up, down, and off the mountain safely,"Cotter said he had been in contact with the expedition base camp headquarters and messages of support and congratulations were relayed to the successfully-guided climbing party.
Ms Bradey had earned another Everest alpine distinction on Saturday by guiding the first mother and daughter team to climb the mountain, Mr Cotter said.
Sydney residents Cheryl Bart and daughter Nikki (23) reached the peak with Ms Brady on Saturday, after setting out almost two months ago.
Clients usually pay about $US60,000 to climb Everest. Adventure Consultants make an annual expedition there.
Cotter said he expected to welcome Ms Brady on her arrival back in Wanaka about June 5.
Ms Brady is scheduled to give a presentation about her alpine adventures at the New Zealand Mountain Film Festival, in Wanaka, in July.
It was incorrectly stated in a headline yesterday that Guy Cotter had climbed Mt Everest last week. Mr Cotter directed the expedition from base camp.
http://www.odt.co.nz/news/queenstown-lakes/7319/lydia-top-peak-twice-20-years